제1대 혁거세 거서간(赫居世 居西干, BC 57 ~ AD 4) 5년 : 기원전 53년
알영이 태어나다 : 기원전 5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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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年, 春正月, 龍見於閼英井. 右脇誕生女兒, 老嫗見而異之, 收養之. 以井名名之. 及長有德容. 始祖聞之, 納以爲妃. 有賢行, 能内輔, 時人謂之二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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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B.C. 53) 봄 정월에 용이 알영정(閼英井)[1]에 나타났다. 오른쪽 옆구리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났는데,[2] 노구(老嫗)[3]가 보고서 기이하게 여겨 거두어 길렀다. 우물의 이름을 따서 아이의 이름을 지었다.[4] 성장하면서 덕행과 용모가 빼어나니, 시조가 그 소식을 듣고 맞아들여 왕비로 삼았다. 행실이 어질고 내조를 잘하여 이때 사람들이 그들을 두 성인(聖人)이라고 일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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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 알영정(閼英井) : 현재 경주시 탑동에 위치한 오릉의 남쪽 숭덕전(崇德殿) 내에 알영정이라고 불리는 우물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1 경상도 경주부 고적조에 알영정이 부(府) 남쪽 5리에 있다고 기록되어, 늦어도 조선 전기부터는 이 우물을 두고 알영이 탄생한 우물이라는 전승이 내려왔음을 알 수 있다. 우물 옆에는 일제 강점기 때 세워진 「신라시조왕비탄강유지(新羅始祖王妃誕降遺址)」 비석이 있다. 알영정은 『삼국유사』 권제1 기이제1 신라시조 혁거세왕조에는 ‘아리영정(娥利英井)’으로도 나온다.
- 오른쪽 … 태어났는데 : 『삼국유사』 권제1 기이제1 신라시조 혁거세왕조에는 알영정 옆에서 계룡(雞龍)이 나타나 ‘왼쪽’ 옆구리로 여자아이를 낳았다고 되어 있다.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옆구리로 아이를 낳았다고 하는 전승은 석가모니가 어머니인 마야 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났다고 하는 불교 설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三品彰英, 1975, 『三國遺事考證 上』, 塙書房, 440쪽).
- 노구(老嫗) : 할멈이라는 의미인데, 여기서는 시조의 부인을 양육한 자로 등장한다. 훗날 석씨의 시조인 탈해가 금관국에서 거두어지지 않아 경주 동남쪽 해변의 아진포구에 이르렀을 때, 그를 발견하고 부양한 것도 ‘해변의 노모(老母)’로 전하여, 유사한 설화 구조를 보인다. 한편 본서에 여러 차례 등장하는 ‘노구(老嫗)’를 고대 사회에서 예지 능력을 지니고 점복(占卜)을 행하던 샤먼으로 이해하는 견해도 있다(崔光植, 1981, 「三國史記 所載 老嫗의 性格」, 『史叢』 25).
- 우물의 … 이름을 지었다 : 혁거세의 부인 이름인 ‘알영’이 ‘알영정’이라는 우물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는 내용은 『삼국유사』 권제1 기이제1 신라시조 혁거세왕조에도 동일하게 보인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와는 반대로 알영의 이름에서 알영정이라는 우물 이름이 붙여졌을 가능성이 높다. 시조와 그의 부인이 모두 나정이나 알영정이라는 우물 곁에서 태어났다는 설화는 고대인들에게 우물이 생명의 근원으로 인식된 것과 관계가 깊다(정구복 외, 1997, 『역주 삼국사기 3(주석편 상)』 ,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쪽).